종각의 청진식당은 굉장히 유명한 곳이다. 블로거들이 카메라를 들고 종각을 헤집기 이전부터 유명한 곳이었으니까... 그때야 알음알음 찾아가는 곳이었고, 열악한 주머니에 건더기를 아껴먹고 남은 건더기에 밥을넣고, 쌈과 반찬을 다 털어넣어서 비벼먹던 맛이었는데, 그게 제맛이라고 다들 따라 한다니...

그때는 불고기파, 오징어볶음파가 서로 무슨 찍먹, 부먹 나뉘는것처럼 나뉠때도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짤없다. 모든 테이블이 각자 시켜서 둘다 때려넣고 섞는다;;; 인터넷에 만날 섞어먹는다고 글들이 많아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여기는 그냥 먹어도 맛있는 곳이다;;


불고기야 어딜가든 기본빵은 하는 맛있는 메뉴이고, 오징어 볶음은 매운 양념에 살짝 덜익은 양파가 달고 아삭하니 오징어와 같이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소주한잔 마시고, 불고기 한입, 소주한잔 마시고 오징어볶음 한입, 상추에 쌈을 싸서도 한입 하면 좋다. 건져먹을것을 만족할만큼 충분히 건져 먹었다면, 공기밥을 또 시킨다. 불고기와 오징어볶음의 남은 양념을 불판에 모조리 쓸어넣고, 바닥의 은박지가 찢어지지 않게 설설 비벼서 넓게 편다. 만약 여성과 함께 먹는 자리가 아니라면, 체면차리지 말고 반찬을 쓸어넣는다. 상추도 북북 찢어넣고, 무생채도 넣는다. 김치는 신맛이 심하니 패스. 그리고 잠깐 뜸을 들이고 먹으면 그게 별미다. 공기밥이 이렇게 쑥쑥 잘 넘어갈 줄이야..


단점이라면, 좁고 불편하다. 정말 불편하다. 퍼먹고 있는데 출입문 앞에서 웨이팅 하는 사람과 눈마주치면 정말 불편하다. 진짜...






테이블 에 구멍을 뚫어서 화로를 꽂는 방식이 낫다. 전기나 가스 스토브 같은걸 테이블에 붙여서 굽는 방식은 별로다.

제일 좋은 방법은 화로를 테이블 위에 놓는것. 빨갛게 달아오른 숯에 질좋은 고기를 올려 구워먹는게 최고다.


고기를 달궈진 불판에 올려 치이익 소리가 나면, 5초뒤 뒤집는다. 보통은 한번만 뒤집지만, 한면이 구워지는 사이에 위쪽면에서는 육즙이 흘러나올수 있으니, 미리 위쪽면을 살짝 구워버려 육즙이 도망가지 못하게 잡아버린다.


이렇게 구워진 소금만 약간 찍어 입에 넣는다. 고기를 씹는순간 탁 터지면서 육즙과 비계의 기름이 소금과 섞이며 기분좋은 단맛이 난다.

그리고 소주한잔을 탁 털어넣는거지.


얼굴이 조금만 더 뻔뻔했더라면, 종각에서 혼자 술마시고 싶을 때에도 오고싶을 정도랄까? 테이블 맞은편의 지인과의 대화보다 잘 구워진 고기를 음미하며 맛보는게 더 행복할것 같은 느낌이다.







20살때 처음으로 동네 친구들과 술자리를 시작할때, '마포 할머니 껍데기집' 이란곳을 매번 갔었다. 싸기도 하고, 연탄불에 고기를 구워먹었는데, 숯에서는 느낄수 없는 '탄맛?' 의 매력, 겨울철에 강렬한 연탄불 앞에서 몸을 녹이며 배를채우는 그 재미가 있었는데..

만날천날 숯불구이만 보다가 발견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4만원대의 1kg 짜리 한마리 세트를 시켜놓고, 강렬한 연탄불에 고기를 마구마구 구워버린다. 추운날 얼어버린 손발도 녹이고, 얼굴까지 뻗어오는 열기에 얼굴도 풀리고, 고기와 소주에 속도 풀린다.

어줍잖은 숯불보다는 언제나 기본빵? 은 해주는 것이 바로 연탄구이다.


단, 여름은 안된다. 엄청난 열기에 에어컨 풀가동을 해도 소용없다.ㄷㄷㄷ







어릴때부터 생선회 못먹는 놈들이 모여서 거의 생선계의 불구자들이나 마찬가지인 동네친구놈들이 술을 먹게 되면서 여자애들에게 어필좀 해보겠다고, 회를 퍼먹기 시작했다..-_- 삼겹살 처럼 기름진것도 아니고, 차돌박이 처럼 고소한 것도 아닌게 뭔맛이냐면서 나는 안먹었다.

어느 시점이었는지 이녀석들이 어필 하고싶은 여자애들이 없이도 회를 먹으러 가더니, 나를 끌고 회를 먹으러 가잔다. 그렇게 회를 배웠다;;;


그렇게 배운 회를 먹으러 갈때 찾는곳은 신촌에 간이회집이다.

뭐 실내가 그렇게 편하지도, 깨끗하다고 보기도 좀 그렇지만 저렴한 가격에 넉넉한 양으로 승부를 볼만하다. 회나 해물모듬을 시키면, 스키다시로 꽁치하나 콘 하나 뻔데기, 계란찜이 같이 나온다. 가격대비 양으로 보자면 참 준수하다. 회 맛도 준수하고, 해물모듬도 신선한 편이다. 손님이 잦아 재료가 묵힐 틈이 없다고나 할까? 최고의 맛을 찾는다기 보다는, 정말 편하게, 친구와 키득키득 대면서 술한잔과 함께 회를 맛보기 에는 이집만한 곳이 없다.










늦은밤 정말 오랜만에 동창들과 신나게 달린후, 집이 먼 친구들은 먼저 가버리고 혼자 남았을 때였다. 이전에 곱창볶는 총각 가게가 있던 곳인데, 이상한 이자카야 비슷하게 바뀌어서 호기심에 들러본 곳이다.


내부는 이자카야? 호프 비슷하고, 불량식품 과자를 판다. 그리고 주류와 안주 가격은 꽤나 저렴... 참 이도저도 아닌 요상한 분위기에 사케가 있길래 시켰더니 서울우유 병에나온다!? 웃겨서 한병을 더 마시고, 맥주를 시켰더니 맥주도 서울우유다!? 참 요상시러운 곳이다.

내부장식도 구경하기 좋으면서도 참 요상시럽다.


그래도 한번은 더가야 한다. 저번에 개업이라고 5천원어치 불량식품 가져가랬는데, 혼자와서 다음에 가져간다고 했다.

주말에 동창놈들 끌고 가볼까?





후배에게 일 던져놓고 휴가가기 미안한 날이었다.

하필이면 다른쪽도 술마시러 일찍 나가고 남는 녀석한테 뭐라도 입에 넣어주고 가야 덜미안 할거같은 생각에 (생각 해주는 것 보다는 그냥 입막음용-_-;;) 회사 근처에서 무게감이 술보다 밥쪽인 곳으로 정하다보니 이곳이었다.


솔직히, 남자 둘이 가서 먹기에 낮간지럽다. 잘 꾸며져 있고, 해가 떨어지면 창가에 불빛이 보기에도 좋다. 그저 어두침침한 동네 골목 소주집에서 술먹던 사람이 가기엔 조금 간지럽긴 하다.

그 상황을 맛이 해결해준다. 불맛나게 잘 볶은 고기에, 질릴법 하니 어린채소가 올라가 있고, 그 옆으로 같이 먹을 치즈가 덥혀진다. 먹다보면 맵게 느껴질 볶음을 치즈를 잔뜩 싸서 먹으면 꿀맛. 거기에 소주한잔까지 털어넣으면 더 꿀맛이다.

요리취급 하기에 적당 하지만, 저녁겸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양념이 많기도 하고, 치즈가 많아 기름지기도 하니 밥을 하나씩 볶는게 좋다.

사장님이 친절하다. 술도 몃병 시켜먹고 하니까 밥을 2개 볶아달랬더니 한 두개는 더 넣고 볶아버린다. 일부러 많이주는데 남길수는 없고 후배와 배터지게 먹고, 배불러서 2차도 못하고 집에가게 된다.


다음엔, 여자랑 왔으면 좋겠다...  에휴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