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막걸리에 고소한 전이 땡기는날. 퇴근길에 종각에 가면 막걸리집이 없다. 깔끔하게 정리된 가게 내부는 간단하게 한잔하기 부담스럽고, 현란한 맛을 내는 수많은 종류의 막걸리들은 번잡하다. 이럴때는 바로 경북집이다.


만사 귀찮은 퇴근길에 가게 입구에서 부쳐지는 전의 냄새에 침을 삼키며 모듬전과 막걸리를 달라하고, 그저 마시고 먹는거다.

아주좋다.




어느날인가 낮부터 오던 비가 퇴근시간때까지 계속 질척질척 내리던 날이었다.

퇴근시간은 다가오고, 단톡방에 친구들도 서로 마음이 맞는지 전이나 빈대떡에 칼칼하게 소주한잔 얘기가 몃번 돌더니, 바로 종각에서 만나기로 하잔다. 비오느날의 종각은 퇴근길의 직장인들이 '오늘은 이게 딱이야' 할만큼 빈대떡이나 전이라도 파는 가게는 모두 꽉차서 종각을 두바퀴 돌다가, 공덕역이라도 갈까 싶은차에 생각난 종로3가 낙원빈대떡 방향으로 향했다.

이집은 사실 회사 차장님들이 2, 3차에서 떡국에 소주한잔 하러 가끔 들르던 곳인데, 부들부들 고소하게 지져내주는 전이 맛있고, 굴떡국이 또 꽤나 술안주로 잘 어울려서 가끔들르는 곳이다. 바로 지져낸 고소한 모듬전은 뜨거울때 가장 맛있고, 빈대떡은 바삭하게 잘 익어서 종각에 열차집 빈대떡 맛 못지않다. 공덕역 전집 안가기를 잘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해장겸, 기름많은 전을 먹었으니 느끼한 속을 달래줄 겸 떡국을 하나 시키면 큰 그릇에 가득 떡국이 담겨온다. 퀄도 괜찮고, 양도 괜찮고, 맛도 괜찮다. 뜨끈하고 개운한 맛에 속이 정리되고, 즐겁게 집에 돌아갈수 있다.


단점은, 가끔 가게 문앞 바로 오른쪽에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을 못찾는 사람들이 있다.

뭐... 2,3차에 그 계단도 못보는 정도면 집에 보내는게 맞긴 하다만....






가성비로는 끝판을 달리는 집이다.

내용물의 기본은 지키면서도 선지국 한그릇은 3,500원 밖에 안한다. 모듬전 작은것도 만원 아래의 가격이고, 녹두가 많이 들어간 빈대떡도 만원 아래... 참 좋은 가격이면서, 맛 또한 기본은 한다. 그리고 좁다... 가게가 무척이나 협소한 편이며, 화장실도 참 안타깝다;;;


그래도 뭐, 2차로 간단하고 저렴하게 한잔하기엔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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