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항상 술자리에선 깡소주를 연거푸 들이치면서 안주따윈 내 위장을 허락할수 없다 하다가, 나이를 먹으면서 이젠 한입거리 할게 없으면 속스려서 술 못먹는 몸으로 전락해 버렸다.

그리고 그 페버릿한 술안주의 정점에는, 두부류가 항상 끼어있는데, 모찌리도후, 그리고 두부김치.


정말 최악의 두부김치는, 종로 골목길 싸구려 술집의 5천원짜리 두부김치, 김치라고 하기도 뭐한, 대충 절여서 고춧가루나 뿌려논 설익어 시어빠진 김치를, 두부숙회라며 물에 뎁히기나 한 500원짜리 판모두부를 썰어서 내어주던 두부김치였다.


5천원짜리와 비교하긴 뭐하지만 두부김치 제대로 맛보려면 역시 막걸리와 전을 파는 집이 제대로다.

잘익은 김치를 배추 하얀 부분이 약간 투명한 느낌이 들때까지 기름을 넉넉히 해서 볶아야 한다. 그리고 이집은 거기에 쥐똥고추의 매운맛을 더한다. 이국적인 쥐똥고추의 맛이 중식 느낌이 들 정도 이지만, 두부와 같이 먹을때 두부김치의 맛에 흠뻑 빠져든다.


그리고, 단지 안에 두부를 싸먹다 김치가 많이 남으면, 두부 말고 공기밥을 시키자. 바닥에 고이는 기름과 함께 맛깔나는 양념이 밥에 비벼지면, 그것 또한 감칠맛 나는 술안주거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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