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한다더니 안헐어버리고 아직까지 살아남은 피맛골의 마지막 구역에는 숨은 술집들이 남아있다. 개중에는 장사좀 된다싶어서 건물 재개장 하는곳도 있고, 국민포차 처럼 인테리어와 머리에 박치기 하기 좋게 천장에 휴지봉다리를 달아놓은 허수레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곳도 있다.


일단 입장하면 '쎄멘' 바닥 인테리어에 놀라고, 은근히 냉방이 괜찮아서 놀라고, 평균 연령이 잔치한번씩 하셨을법 해서 놀란다. 그리고 기가막힌 가격에 놀라고, 음식맛에 놀라며 결제후 즐거운 마음으로 떠난다. 고퀄은 아니지만, 그만큼 가격이 착한 탕수육은 꼭 먹어야 하고, 촉촉하고 보들보들한 팔뚝만한 삼치구이가 술안주로 딱이다. 국물도 한그릇 하고, 마지막으로 밥겸 짜장이나 짬뽕 한그릇으로 든든하게 식사하고 일어나면 2차생각이 안들정도.


배부르고 맛있었으면 됬다. 더 바랄게 뭐가있냐.



타죽을것 같은 더위여도 스트레스 좍좍 받는 하루가 끝날 때에는 술한잔이 필요하다. 그리고 스트레스에는 역시 매운맛.

불닭, 닭발, 매운갈비찜도 좋지만, 이갈릴것같은 하루였다면, 빠득빠득 씹기좋은 오돌뼈도 좋다.


3만원 세트메뉴로 오돌뼈, 주먹밥, 계란탕 을 주문하면서 쌓인 스트레스의 양에 따라서 맵기를 조절하고, 빈속이니까 주먹밥을 만들어서 한입, 타들어가는 속은 샐러드와 계란탕으로 달랜다. 매운맛이 정수리까지 올라가면서 스트레스를 뽑아내주면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그리고 2차를 가려 가게를 나오면 상쾌한 바람이 땀을 식..... 혀주진 않고 드럽게 덥네.


겨울에 와야겠다.




만원이 안되는 생삼겹살, 5천원이 안되는 생고기 가격으로 가성비도 좋고, 찍어먹는 젓갈소스 같은것도 맛있고, 마지막에 땡기는 껍데기와 냉면도 정말 굿이다.

사진은 작년거라 쿨럭;;; 그러고보니 한참 자주가다가 바빠서 요새 통 한번을 못갔네... 종각에서 술마실 일 있으면 딴데보다 그냥 여기가는게 최고다.




무한리필 빼고는 어느새 가격대가 만원은 훌쩍 뛰어넘는 종각의 삼겹살집들 에서 피맛골 특유의 저렴한 가격대와 쌈마이스럽지 않은 알찬 가게가 바로 피맛골구이누리다.

특히 밖에서 술먹기 좋은 여름철에는 가게 입구 반대편에서 야외?같은 곳에 테이블을 놓을수 있어서 술맛이 절로나느곳.

8천원의 가격대비 괜찮은 삼겹살과, 4천원대의 싸면서 괜찮은 생고기를 기본으로 나오는 멜젓에 찍어 먹으면, 만오천원짜리 제주도 돼지고기집 부럽지않은 맛이난다. 거기에 고기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김치까지 구우면 꿀맛, 숯불화로에서는 못해먹는 맛.


근 일주일에 두번씩 간적도 있었는데, 주 메뉴로 팔리는 산더미 불고기는 생각도 못하고 고기만 먹었다.

날도 쌀쌀하니, 다음에는 산더미 불고기를 먹으러 다녀와야지




삼해집은 원래 종로3가에 있는 집이다. 원래 뭐가 엄청나게 맛있다기 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보쌈과 감자탕 무한리필이 공짜 라는 점을 내세워서 성공한 집이다. 종로 3가 특유의 오래되고 지저분 하지만 정감가는 분위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주변에 따라쟁이들이 생겨나도 부동의 1위를 지켰던 곳이, 너무많이 사람미 몰린 탓에? 지점을 내기 시작했다. (그래도 뭐 서비스 감자탕이 매개체라 맛에 연연하는 사람은 없다)

개중에 종각쪽 지점이 제일 편하다. 매장자체도 굉장히 넓다. 그래봤자 밀려드는 사람때문에 미어터지긴 하지만.. 빠른 회전율 탓에 항상 갓 나오는듯한 고기와 보쌈김치를 맛볼수있다. 감자탕 무한리필은 물론이고, 감자탕은 계속 끓이고 육수를 추가하면 왠만한 파는 감자탕 맛이난다.


큼지막한 보쌈 대짜리를 주문하고 주꾸미 볶음에 한잔 걸친다. 보쌈이 나오면 고기에 한잔, 굴에 한잔, 쌈을싸서 한잔...

마지막엔 계속 끓이던 감자탕 국물에 한잔. 서넛이서 즐겁게 취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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