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녀석이 자기 남자친구 뭐가 맘에 안든다, 뭐가 맘에 안든다 얘기를 하다가.. (그걸 왜 나한테!!??) 오늘은 양이란다. 그러면 양 먹어야지.

남영역에 양이라면 지하철 입구 근처에 무한리필 양꼬치집이 제일 먼저 눈에 띄는데, 대용량의 남자놈들 아니면 뜯어먹는 맛이 아니니 이럴땐 고소하고 부드럽고 육즙이 좔좔 흐르는 양갈비가 답이다. 

웨이팅이 있는데, 참았다. 한 20여분을 기다리고 자리를 잡고, 거의 단일메뉴인 20,000원 양갈비를 2인분 주문한다. 찍어먹을 머스타드와 소금, 카레, 쯔란이 깔리고, 검은 올리브와 함께 색다른 야채반찬도 나온다. 숯이 들어오고, 튼실한 양갈비가 3대 나온다. 사람이 두명인데, 갈비가 3대면 1인분을 더시키거나 앞에앉은 사람과 멱살잡이를 하면 좋다. 고기는 알아서 뒤집고 잘라주시고, 다 익어 갈때 쯤 고기를 싸먹는 전병이 나온다. 잘 익은 고기를 소스찍어 전병에 싸서 한입에 넣으면 온갖 맛과 즐거움이 터져나온다. 즐겁게 먹고 살짝 기름진 속은, 3천원짜리 후식용 쌀국수로 뜨끈하게 쓸어내리면 된다. 그러면, 행복해진다. 


행복이 별거있나. 맛있고 배부르면 행복한거지.





맥주 참 좋아한다. 그도그럴것이 1차로 소주를 연거푸 들이키면 목이말라 뭔가 마실것을 찾게 되는데, 물은 비리고, 음료는 너무달다. 이럴때 시원한 맥주 한잔이 딱 필요하다. 나는 레드락 한잔을, 수제 맥주는 시어서 못먹는다는 아동은 그나마 덜 시큼? 한 맥주로 한자을 주문해서 반건조 오징어를 앞에두고 신나게 떠든다. 조명은 어둑어둑하고, 레드락은 떠들며 말라버른 입안을 적시기에 좋다. 

레드락은 4천원, 수제맥주는 7천원대, 안주류는 만원 초반, 2차로 가볍게 웃고 떠들고 행복하기 좋다.





뭐랄까, 뒷고기 라는 단어는 뭔가 있는거 같다.돼지잡고 소잡는데 맛있는 부위라 작업자들이 몰래 뒤로 빼돌려서 먹었다 해서 뒷고기 라는데, 실상은 그런거 없고, 고기 발골하고 정형하고 남은 짜투리지 뭘 뒤로 빼돌려ㅋㅋㅋㅋ

그런데 그 오묘한 단어가 맛을 살리고, 식당 사장님의 마진도 챙겨주니까 마법같은 단어다.


청파동 근처에서 일하는 친구가 알려준 곳은 조대포. 돼지고기가 아닌 한우로 뒷고기를 판단다. 한우에 마진을 좀더 붙이고 싶다는 뜻같다.


가게는 작은편이고 손님은 득시들댄다. 깨끗한 편은 아니고, 종업원은 kpop을 좋아하는것 같다. 겨우 자리를 잡고, 뒷고기를 시킨다.

주문메뉴가 나오기 전에 허기라도 달래보라고 떡과 비엔나 소시지가 나온다. 저거 먹으면 고기맛 떨어지는데 왜나왔을까. 잠시 후에 달군 팬에 계란후라이와 아주 개운한 냉콩나물국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콩나물국이 시원하고 맛있다. 소주안주로 좋다.

주문한 한우 뒷고기가 나온다. 뒷고기 스럽게 잘려나온고기 모양이 개판이다. 정렬이 불가능한 고기를 불판에 펴고 익기를 기다린다.

놋쇠접시에 간장소스가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신촌의 서서갈비나 공덕의 옛맛참숯소갈비의 끓여서 고기찍어먹는 간장소스인거 같은데, 여타의 곳 보다는 간이 진하다. 한참 졸여서 찍어먹지 않아도 간이 적절하다. 가능하다면 청양고추 하나 썰어넣으면 딱이다.


고기와 술을 연거푸 먹고 마신다.그 사이 아껴둔 떡에는 간장소스를 찍고 다시굽고, 소스뭍혀서 다시구우면 막판에 달고짠 떡구이가된다.

이렇게 즐겁게 먹고 마셨으면, 계산하고 집에가자. 온몸에 고기냄새가 펄펄 풍기니 택시타는게 좋겠다.


 


어느날 퇴근길에 남영동 근처에서 일하는 친구가 야근이 없다길래 달려가서 만난곳.

치킨이야 맨날 후라이드, 양념, 그러다 스노윙도 먹고 파닭 먹고 하다가 마늘치킨이 있다길래 냅다 방문.


감자튀김이 딸려오는 치킨이 양도 많다. 위에 다진마늘이 많이 섞여있어 몃점 먹으며 맥주한잔 해도 느끼하고 거북한 느낌이 없이

개운하게 입맛을 다시게 해준다. 젊은 사람들을 위한 자극적이고 딱딱 붙는 맛이 아닌 부담없이 슬슬 넘어가는 치킨이랄까...


아, 그래... 내가 아저씨가 되서 잘맞는 것일수도....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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