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는 역시 돼지갈비가 짱이다. 그중에 양념이 갑이며 순수한 갈빗살은 오히려 기름이 적어 목살을 적당히 붙여서 비계가 같이 있으면 더 맛있다.
마포에서 계속 살면서 어머니 포대기에 업혀서부터 꽐라되어 친구등에 업힐때까지 근방의 돼지갈비집은 다 돌아댕겨 본거 같지만,
뭐 솔직히 말하면 돼지갈비맛이 거기서 거기다.
근처 대개의 갈비집들이 고기의 질이 굉장하다거나, 특제의 양념맛을 무기로 내세운다는 느낌을 받은곳이 있었나?
'이집은 같이 나오는 동치미 국수가 별미다', '이집은 된장찌개가 구수한게 일품이다', '이집은 반찬으로 나오는 게장을 구워먹는 방법도 있다.'
20년 전쯤의 마포역 근처에만 가도 매케한 고기굽는 냄새 가득하고, 고기를 잔뜩 먹고 옷에 냄새가 밴 사람들이 방황하던 그때의 명성이 남았을 뿐이지, 요새의 마포는 갈비의 명성을 유지할만한 것도 없다.
(그와중에 음식문화 축제랍시고 돼지갈비를 뭔지모를 사람들이 길가에서 구워서 내다판다. 축제준비위원회는 지역 고유 음식문화의 개념이 있기는 한건가?)
그래서 돼지갈비가 생각나면 마포갈비를 찾는것 보다 위쪽 공덕의 다락방 화로구이를 찾아간다.
어짜피 가격도 거기서 거기고, 목살 섞어쓰는것도 거기서 거기, 갈비쪽 살을 위주로 달라고 얘기하면 또 그렇게 해주는것도 거기서 거기다.
숯은 나쁘진 않고, 구리불판은 마음에 든다.
돼지갈비는 불판이 저렇게 불판 자체의 면적이 적을수록 좋다. 삼겹살처럼 기름이 많으면 불쇼 하고 아주 난리나지만, 돼지갈비는 그렇진 않기에 불에 닿는
면적이 많을수록 좋고, 불판은 열전도가 높아 고기의 닿는 부분을 태워 탄맛을 보태준다. 주문할때 갈비살 쪽을 위주로 해달라는건 필수.
돼지갈비를 구워 먹으며, 한쪽에는 반찬으로 나온 양념게장을 올린다. 겉에 뭍은 양념을 태워주며 익혀서 씹으면, 과자맛도 나고 껍질째 바삭하게 먹는게
또 별미다.
그리고 두가지 선택이 있다.
밥과 된장국 or 냉면 의 식사코스 와 고기로 이어지는 음주코스...
밥이야 걍 국말거나 반찬 먹고 끝이고, 고기를 이어간다면, 돼지갈비후에 껍데기를 시작하는게 좋다. 적당히 덜 기름지고, 씹는맛을 즐기면서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을 가진다. 그리고 마지막은, 약해지는 숯불에 삼겹살을 느릿하게 굽는다. 그리고 배부르고 취해서 집에 들어가면 딱 좋다.
아, 계산하고 나올때 꽁짜 아이스크림 꼭 먹고가자. 뭐 먹은 후에 달달한게 그렇게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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