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페럼타워는 지하에 라멘집이나 어쩌다 가는 정도인데, 회사사람 통해서 가게되었다. 달인겉절이 라고해서 겉절이 뭐가 있나 한데, 잘 담근 겉절이가 메인이다. 어떻게 하다보면, 고기보다 겉절이가 맛있다고 느낄때도.... 보쌈 정식에 보쌈 세트 한접시, 칼국수 한그릇, 공기밥 한그릇... 단일 메뉴 먹기보단 골고루 먹기 좋고, 다른 여차저차한 곳 보다 깨끗하고 정갈하고 깔끔한 맛도 좋고 양도 넉넉하다. 뭐 만이천원 갑어치는 충분히 한다.


근데, 겉절이나 보쌈 칼국수... 한잔이 너무 땡기는 맛이다... 잘먹고 한잔이 없는게 아쉽다.




방송타면서 사람이 더 몰렸다는 은주정. 사람들이 몰려터진다지만, 가장 하이라이트인 저녁시간 삼겹살 코스를 먹으러 갔다.


근처에 몰려있는 시장 상인들에게 빙의된 듯이, 텁텁하고 껄끄러운 목과 지친 몸뚱아리를 이끌고 북적북적한 가게를 비집고 들어가서 삼겹살을 1인분씩 주문한다. 공기밥도 하나 시켜서 (돌게장 하나 만으로도, 벨트 풀렀으면 한 3공기는 먹었을듯ㅋㅋ) 쌈도 싸고, 밑반찬에 배도 채우면서 고기 한점에 소주도 한잔씩 하면서 목에 기름칠도 하고, 속도 채운다. 그리고, 술도 오르고 기름져진 속에 칼칼하고 개운한 김치찌개를 목구멍에 퍼붓듯이 떠먹는다.


집에서 먹듯 푹 익힌 농염한 맛의 김치찌개가 아니라, 막 끓여낸듯한 칼칼하고 날카로운 맛이 목구멍과 내장에 엉겨붙은 기름기를 대패질 하듯 쓸어 내리는 맛, 그 개운함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고기값, 소주값만 계산하면 끝! 김치찌개는 공짜니까!

(물론 이렇게 먹진 못한다. 김치찌개에 가득 들은 고기를 건져먹으면서 또 한잔 하기 마련이니까.)







맥주좋아하고 술좋아하고 2차 좋아하는 을지로 직장인들의 해갈의 성지가 만선호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걍 쳐들어가서 대뜸 앉으면, 대듬 1인당 한개씩 노가리와 생맥을 놓고 가버린다. 또 이럴때 '안시켰는데요?' 하면 처음온 촌놈이라 주변사람이 신기하게 쳐다보는게 꿀잼.

뭐, 별다른 얘기가 아니고, 원래 여기 남자화장실이 좌변기 3개를 칸막이 뜯어낸 형태라, 싸는 사람들이 서로 꺼내놓고 조준발사? 하는 시스템인데, 현대식으로 바꼇더라.  아니 뭐 아쉬운건 아니고, 세상 그런 컬처쇼크가 없었는데ㅋㅋㅋ

요즘은 축제때문에 더 붐벼서 난리다. 다른곳 한가할 때에도  붐볐는데, 요즘가면 아주 사람치여 죽을맛이다.





인생 별거없고, 이 가게 메뉴도 뭐 별거 없다. 뭐가 특별하고, 뭐가 특출나고, 뭐가 색다르고, 뭐가 남다른지 알필요도 없고, 알고싶지도 않은 날이 꼭 그렇다. 그리고 그런날은 보통 비가온다.

광주빌딩 지하로 내려가는길에 비에젖은 계단을 맨정신에 휘청거리고, 오만잡다하게 뒤엉킨 음식냄새가 코끝을 찌른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소주 두병을 시킨다. 급하게 한잔을 마시고, 오뎅탕을 떠먹는다. 한결같은 맛이다. 친숙하고 아주좋다.

그제서야 메뉴판을 뒤적거린다. 회가있고, 고기가 있으며, 구이가 있고, 찜도있으면서, 탕이있고, 전이 있다.


대충 아무거나 시켜도 된다. 가게 밖에서 가득찬 실망이 여기까지 들어오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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