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나를 물어보지 않으며, 나를 시험에 빠트리지 않으며, 항상 일정한 맛과 질을 지켜준다. 프렌차이즈 최고의 강점이며, 일정 수준을 유지하여 안심하고 주문할수 있도록 해준다. (모 대학앞 맛집골목의 볶음밥에 상추넣는 이상한 가게 빼고)


점심부터 부담스러워 먹고나서 더부룩한 속이 오후내내 길었다. 메뉴판을 받으면서 소주를 주문하고, 메뉴판을 뒤적거린다. 팔팔끓는 선지국이 얼큰한 내음을 풍기면서 다가온다. 더부룩함에 입맛없던 마른 입안에 침샘이 솟고, 국 안의 큼지막한 선지 한덩이가 식욕을 돋군다.

칼칼한 국물에 더부룩함은 싹 씻겨졌고, 양념하나 데리야끼 하나를 주문한다. 갈비맛이 나는 양념도 좋고, 타코야끼같은 데리야끼맛도 좋다. 한점에 한잔이 술술 넘어간다. 그리고 선지국을 리필...


속도 편안하고, 술도좋고, 친구와의 이야기가 좋았다. 뭐 어떠냐. 나한텐 이집이 꽤 괜찮은 맛집이다.




월요일이면 항상 이렇다.

주말동안 몰려있던 일더미는 몰아치고, 전화통화를 하고있으면 언제 통화되냐고 핸드폰으로 전화오고 문자오고, 통화가 끝나자 마자 핸드폰을 받으면 곧이어 전화기에 불이난다. 잠깐 짬으로 믹스커피 한잔하고, 퇴근 무렵까지 일을 하다보면 입안이 텁탑하다.

먼지는 아닌것 같다. 콜록콜록 거릴 건 아니고, 삼겹살 레벨로 씻을 필요는 없는것 같다. 그래도 뭔가를 씹고싶다. 입안에 구릿한 커피냄새도 씻을겸 짭짜름 한 데리야키 맛과 매콤한 맛 두가지가 필요하다.


회의가 끝나고 술잘먹는 후배하나와 가볍게 '딱 한잔만' 할 요량으로 간다. 매운맛 곱창 하나랑, 마요네즈와 가쓰오부시가 올라간 데리야키맛 하나.

번갈아가며 집어먹을 때마다 한잔씩 씻어주면, 그날있었던 스트레스는 금새 날아가버린다.

질겅질겅 씹어가며 짜고 매웠으며, 소주가 달큰하다. 안주 2만원, 소주가 4천원이어서 2만원, 여기에 볶음밥을 먹으면 소주한병을 더먹을 테니까 만원추가?

곱창 외에 다른 사이드 메뉴는 딱히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다. 양념맛 돋는 곱창이 이미 충분히 만족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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