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뒷고기 라는 단어는 뭔가 있는거 같다.돼지잡고 소잡는데 맛있는 부위라 작업자들이 몰래 뒤로 빼돌려서 먹었다 해서 뒷고기 라는데, 실상은 그런거 없고, 고기 발골하고 정형하고 남은 짜투리지 뭘 뒤로 빼돌려ㅋㅋㅋㅋ

그런데 그 오묘한 단어가 맛을 살리고, 식당 사장님의 마진도 챙겨주니까 마법같은 단어다.


청파동 근처에서 일하는 친구가 알려준 곳은 조대포. 돼지고기가 아닌 한우로 뒷고기를 판단다. 한우에 마진을 좀더 붙이고 싶다는 뜻같다.


가게는 작은편이고 손님은 득시들댄다. 깨끗한 편은 아니고, 종업원은 kpop을 좋아하는것 같다. 겨우 자리를 잡고, 뒷고기를 시킨다.

주문메뉴가 나오기 전에 허기라도 달래보라고 떡과 비엔나 소시지가 나온다. 저거 먹으면 고기맛 떨어지는데 왜나왔을까. 잠시 후에 달군 팬에 계란후라이와 아주 개운한 냉콩나물국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콩나물국이 시원하고 맛있다. 소주안주로 좋다.

주문한 한우 뒷고기가 나온다. 뒷고기 스럽게 잘려나온고기 모양이 개판이다. 정렬이 불가능한 고기를 불판에 펴고 익기를 기다린다.

놋쇠접시에 간장소스가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신촌의 서서갈비나 공덕의 옛맛참숯소갈비의 끓여서 고기찍어먹는 간장소스인거 같은데, 여타의 곳 보다는 간이 진하다. 한참 졸여서 찍어먹지 않아도 간이 적절하다. 가능하다면 청양고추 하나 썰어넣으면 딱이다.


고기와 술을 연거푸 먹고 마신다.그 사이 아껴둔 떡에는 간장소스를 찍고 다시굽고, 소스뭍혀서 다시구우면 막판에 달고짠 떡구이가된다.

이렇게 즐겁게 먹고 마셨으면, 계산하고 집에가자. 온몸에 고기냄새가 펄펄 풍기니 택시타는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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